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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외교관이 女직원 성추행, 인터넷신문 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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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5 12:00
외교관이 女직원 성추행, 인터넷신문 글 보니..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인터넷신문에 외교관이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대사관 전 직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40)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주영대사관 행정직으로 근무했던 오씨는 2016년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인터넷신문 사이트에 연재글을 기고하면서, 견제와 감시를 받지 않는 해외 대사관 운영의 부조리와 외교관들의 권한 남용과 비위행위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오씨는 주변직원으로부터 외교관 A씨에게 추행당했다는 이야기와 A씨가 직원과 불륜관계로 의심할만한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후, '외교관Y가 여기자를 추행하고도 경징계만 받았다' '여직원 성추행을 일삼았다' '수많은 여성을 희롱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A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오씨가 소문을 들은 것 외에 A씨에게 진위여부를 확인하거나 A씨가 재직한 기관 등에 사실확인을 위한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고, A씨가 직원을 성추행하거나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에 있었다는 의혹이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도 아니다"라며 "오씨가 A씨를 상습적으로 여성을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하는 사람으로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은 A씨의 명예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여기자 성추행건과 관련해서는 "A씨가 여기자를 추행한 내용의 언론기사가 존재하고, 해당 사건을 이유로 품위손상으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은 점 등에 비춰보면 오씨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2심은 A씨가 여직원을 추행했다는 부분도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A씨와 근무했던 직원 중 한명이 A씨에게 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인증진술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2심은 '수많은 여성을 희롱했다'는 부분만 허위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을 인정해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유죄부분이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는 외교부 소속 고위 공무원으로 공적 인물에 해당하고, 공무원의 소속직원에 대한 성적 비위행위는 일반 국민들의 검증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오씨는 다른 해외 대사관 소속 외교관의 성적 비위행위 등이 언론에 보도되어 일반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자, 자신이 과거 주영대사관에 근무하면서 확인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해외 대사관 운영의 부조리, 고위 외교관들의 권한 남용과 비위행위 등을 공론화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취지로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오씨가 개인적인 감정이나 경제적인 이해관계로 A씨를 비방할만한 동기를 찾을 수 없다. 또 게시글 중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A씨가 수많은 여성들을 희롱했다'는 부분은 A씨의 성적 비위행위에 관한 표현을 요약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된 표현이 사용됐다고 볼 수 있고, 전체 내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씨에게 A씨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사건을 2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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