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前 사장, 중국회사 부회장으로 갔다가..

입력 2020.06.17 08:21수정 2020.06.17 14:32
결국 스스로 사직? '기술 유출' 논란이 일자..
삼성전자 前 사장, 중국회사 부회장으로 갔다가..
[서울=뉴시스]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중국 반도체기업 경영진으로 영입됐던 장원기(65) 전 삼성전자 사장이 결국 스스로 중국 회사를 사직했다.

40년간 몸담았던 삼성전자에서 중국 기업으로 이직한 것에 대해 '기술 유출' 논란이 일자 적잖은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스템반도체 설계 생산 업체인 에스윈 부회장으로 부임한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이 최근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사장은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 회장을 지낸 왕둥성(王東升) 회장의 권유로 지난 2월 28일 에스윈에 합류했으나 이런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 등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장 전 사장이 최근 중국업체 합류 사실이 알려진 뒤 오해와 비판에 직면했다"며 "'영원한 삼성맨'이라고 말해왔던 그에게 인간적인 괴로움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장 전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로 입사해 LCD사업부 전무,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말부터 삼성전자 중국 본사 사장, 중국 전략협력실장 등을 지낸 뒤 2017년 퇴임했다. 퇴임 후 3년 동안 퇴직임원 예우를 받다가 지난해 말 예우 기간이 끝나자 에스윈의 부총경리(부회장급)으로 이직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반도체 굴기'를 내세운 중국이 한국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인물이 중국 반도체 업체로 가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장 전 사장이 최신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삼성 최고경영자의 중국행이 국내 핵심인재 유출의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 전 사장의 중국행이 무산됐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중국의 인력 빼가기'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자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EISC)는 최근 'CES 2020을 통해 본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보고서를 통해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주력사업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퇴직 인력의 이·전직 프로그램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ISC는 "규제완화와 세제감면 확대 등과 같은 신규사업, 투자 정책지원과 더불어 우수인력의 디스플레이 산업 유입을 위한 공격적 투자와 임금보전, 세금혜택 같은 지원정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법적으로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네거티브 전략은 안된다"면서 "대신 퇴직자들이 국내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아야 한다. 소재·부품·장비와 관련된 산업을 키워서 이들이 종사하게끔 해야 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zzli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