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각 충격후 불나는 승용차 발견한 20대女의 놀라운 행동력

입력 2020.06.15 12:01수정 2020.06.15 14:49
"'구해줘야겠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교각 충격후 불나는 승용차 발견한 20대女의 놀라운 행동력
지난 9일 오후 10시40분쯤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아파트 앞 고가도로 밑을 주행하던 아반떼 운전자 A씨(60대 남성)가 도로 중앙에 있는 교각을 충격했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뉴스1


교각 충격후 불나는 승용차 발견한 20대女의 놀라운 행동력
15일 오전 부산 사상경찰서 서장실에서 교통사고 현장에서 신속하게 인명구조한 시민 C씨(40대 남성·왼쪽)와 시민 B씨(20대 여성·오른쪽)가 표창장을 수여받고 윤영진 부산 사상경찰서장(중앙)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뉴스1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고가도로 교각을 들이받고 의식을 잃은 60대 남성을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구조했다.

15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0시40분쯤 부산 사상구 주례동의 한 아파트 앞 고가도로 밑을 주행하던 아반떼 운전자 A씨(60대 남성)가 도로 중앙에 있는 교각을 충격했다.

장애를 앓고 있었던 A씨는 사고 직후 의식을 잃었고 엔진룸에서는 불길이 피어올랐다.

당시 사고 현장에서 횡단보도를 지나던 시민 B씨(20대 여성)가 이를 목격하고 달려갔다. B씨가 운전석 문을 이대로 열어도 될지 순간적으로 고민하던 찰나 또다른 남성이 달려왔다.

B씨가 '운전자의 다리가 꺾여 있는데 이대로 꺼내도 괜찮을까요'라고 묻자 달려온 남성 가운데 한 명이 '가스 차라서 폭발할 수도 있으니 지금 당장 꺼내야 한다'고 답했다.

시민들은 힘을 모아 A씨를 바깥으로 꺼낸 뒤 마스크를 벗기고 벨트와 옷을 풀어 응급조치를 했다.

B씨는 차에서 연기가 계속 올라오자 인근 편의점으로 달려갔고 소화기를 빌려 화재 진화에도 나섰다.

사고 장소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던 시민 C씨(40대 남성)도 굉음과 함께 차에서 불길이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 가게 안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나와 차에 뿌렸다.

현장에는 B씨와 C씨 외에도 헬멧을 쓰고 배달을 하던 운전자와 고등학생 등 2~3명이 초기 수습에 함께 힘을 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 두 분과 주위에 계신 다른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운전자가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지금은 건강하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B씨와 C씨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신속한 구호 조치로 인명을 구조한 공로를 인정하고 경찰서장 표창장을 수여했다.

B씨는 이날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가스가 폭발할 수도 있다는 소리를 들어서 불길이 작을 때 꺼야겠다는 생각에 인근 편의점에서 소화기를 빌려 진화했다"며 "그 때는 순간적으로 한 행동이었고 경황이 없어서 '구해줘야겠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을 가다 도와주신 분, 학생, 동네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셨고 제가 한 건 사실 별로 없다"면서 겸손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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