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아들, 사촌동생 이하늬 찬스 거부한 사연

입력 2020.04.10 06:30수정 2020.04.10 09:11
"이하늬에게 부담을 준다는 생각도 있고.."
문희상 아들, 사촌동생 이하늬 찬스 거부한 사연
경기 의정부갑 무소속 문석균 후보와 배우 이하늬.

[의정부=뉴시스]송주현 기자 = 4·15 총선 경기 의정부 갑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문희상(75)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49) 후보가 사촌동생 '이하늬 찬스'를 거부했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37)의 유명세와 인기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보다는 '정치인 문석균'으로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다.

더욱이 '아빠 찬스' 논란으로 문희상 의장에게 의도치 않게 누를 끼쳤다는 죄송함이 있는 문 후보로서는 이하늬 호출을 스스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매번 총선에서 연예인들의 후보자 지원은 유권자들의 눈길을 끄는 관전 포인트다.

특히 후보자의 가족이 연예인일 경우 후보자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 역시 그동안 조카인 이하늬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받으며 6선 고지에 올랐다.

총선 때마다 지원 유세를 위해 "이하늬가 의정부에 오냐? 안 오냐?"가 시민들의 관심이 될 정도로 유권자들의 표심에도 큰 영향을 줬다.

21대 총선에서는 문석균씨가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면서 이하늬에게는 외삼촌에 이어 사촌오빠가 총선에 나선 상황이다.

때문에 4·15 총선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이하늬가 사촌오빠의 지원군으로 등장할는지 지역정가에서는 은근한 기대를 표하고 있다.

이하늬는 2007년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문희상 의원의 출판기념회 사회자로 등장한 데 이어 2008년 3월에는 18대 총선을 앞두고 의정부에서 열린 '통합민주당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해 시선을 모았다.

한 달 뒤 18대 총선에서는 의정부갑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문 의장의 지역 유세에 동참하며 문 의장의 당선을 도왔다.

4년 뒤 19대 총선에서도 유권자들은 의정부에서 이하늬를 다시 만났다.

총선에 출마한 문 의장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등 가족을 위해 총선에 뛰어든 연예인으로 주목받았다. 의정부역에서 문 의장의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은 전국적인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다.

20대 총선에서도 이하늬의 지원 유세 여부로 관심이 쏠렸지만 드라마 촬영 스케줄 등의 이유로 직접 선거 유세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의정부를 찾아와 당시 6선에 도전한 문희상 후보에게 응원 메시지만 전달하고 돌아가 아쉬움을 남겼다.


20대 총선에서 이하늬를 접하지 못한 유권자들의 아쉬움은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정치적 배경'이라는 든든한 정치적 자산으로 오히려 홍역을 치르고 있는 문 후보가 사촌동생 이하늬에게 연락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선거운동기간 미스코리아 여왕이자 배우인 사촌 동생 이하늬의 등장 자체 만으로 문석균 후보가 얻을 수 있는 지지와 관심은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문 후보가 이하늬에게 부담을 준다는 생각도 있고, 특히 이하늬의 도움보다는 홀로서기를 통해 당당히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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