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쌀 사먹고 나머지 5만원 드릴게요"

입력 2020.03.30 11:40수정 2020.03.30 13:56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기사네요...
"미안해요, 쌀 사먹고 나머지 5만원 드릴게요"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문경경찰서 문경파출소에 익명의 60대 여성이 놓고 간 마스크와 편지. (사진=문경경찰서 제공) 2020.03.30 photo@newsis.com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문경경찰서 관할 파출소로 이름을 밝히지 않는 '기부천사'들의 선행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문경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오전 7시10분께 6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문경파출소 문 앞에 흰색 서류봉투를 놓고 달려가는 모습이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에게 목격됐다.

서류봉투 안에는 하루하루 모은 듯 각기 다른 종류의 KF94 마스크 14장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민중의 좋은 천사님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문경시민 올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조덕용 문경파출소장은 "작은 시골마을에서 구하기 힘들고 본인도 필요할텐데 한 개 두 개 모은 것으로 추정되는 마스크를 경찰관들에게 나눠준 시민에게 감사하다"며 "기부한 마스크 14개는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문경자율방범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앞서 19일에는 익명의 60대 남성이 점촌파출소 계단에 검정비닐 봉투를 놓고 가는 모습이 근무자들에게 포착됐다.

비닐봉투 안에서는 손편지와 마스크 2개, 소독용 에탄올 1병이 나왔다.

"미안해요, 쌀 사먹고 나머지 5만원 드릴게요"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익명의 60대 남성이 문경경찰서 점촌파출소 계단에 놓고 간 비닐봉투 속에 마스크와 함께 들어있던 편지. (사진=점촌파출소 제공) 2020.03.30 photo@newsis.com

수첩 한 장을 뜯어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있었다.
'미안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다입니다. 다음달 4월24일부터는 5만원씩 드릴게요. 국민연금 조기연금이 나와요. 쌀 사먹고 나머지 5만원 드릴게요. 죄송해요'라고 썼다.

변인수 문경경찰서장은 "온정의 손길을 보내준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한다"며 "이런 따뜻한 마음들이 하나가 돼 코로나19를 빨리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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