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17세 고교생 부모 "체온 41.5도에 해열제와 항생제만.."

입력 2020.03.19 10:04수정 2020.03.19 10:33
"폐에 염증이 있다"..“더 센 약을 처방해 주겠다. 집에 가라”
숨진 17세 고교생 부모 "체온 41.5도에 해열제와 항생제만.."
경산시 방역
[경산=뉴시스] 강병서 기자 = 18일 폐렴 증세로 숨진 경북 경산의 17세 고교생 A군의 부모는 고열에 시달리는 아들을 집으로 돌려보낸 경산중앙병원에 분통을 터뜨렸다. 병원측이 아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게 A군 부모의 주장이다.

A군은 이날 오전 11시 15분께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숨졌다. 사인은 주요 장기들이 동시에 나빠지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파악됐다.

A군의 아버지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12일과 13일에 아들이 고열로 찾아간 경산중앙병원의 ‘처치’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지난 10일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밖에서 1시간가량 비를 맞았고, 그날 밤 발열 증상이 처음 나타났다고 했다.

A군은 이틀 뒤인 12일 오후 6시께 발열 증상으로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으나 시간이 늦어 검사를 받지 못했다. 당시 잰 체온은 41.5도였지만 해열제와 항생제만 처방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튿날인 13일 오전 발열에 기침 증상까지 생기자 다시 중앙병원 선별진료소에 찾아가 코로나19 검체 검사와 폐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다.

병원 의사는 "폐에 염증이 있다"며 “더 센 약을 처방해 주겠다. 집에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에 가서도 A군의 열은 떨어지지 않았고 A군은 "숨쉬기가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A군의 어머니는 오후 4시쯤 병원으로 전화했고 병원 측에서는 "사실 상황이 심각해 보였다. 3차 병원으로 가기 위한 소견서를 써주겠다”며 다시 병원으로 오라고 했다.

병원에 간 A군의 부모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병원 측에서 갑자기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A군의 아버지는 "상태가 심각하면 오전에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엑스레이 사진에는 폐 여러 부위가 하얗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A군은 오후에 곧바로 영남대병원으로 옮겨졌고 호흡기병동 음압병실에 입원했다.

그는 혈액 투석, 에크모(ECMO·인공심폐장치) 등 치료를 받으며 지난 17일까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8번 받았다.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에서 1차례, 영남대병원에서 8차례 등 9차례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A군은 17일 오전 10시께 소변, 피, 객담 검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소변검사에서 양성 소견이 나와 질병관리본부는 ‘미결정’으로 판단했다.

A군의 아버지는 "경산중앙병원에서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되기까지 코로나19 검사결과에 얽매이지않고 빠른 처치를 했다면 아들이 세상을 떠났을까 싶다"며 중앙병원 측을 원망했다.

그러나 중앙병원은 "선별진료소를 찾은 12일에는 발열 증상만 있었고 체온이 40도를 넘지 않았다"며 "13일 오후부터 A군이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상태가 급속히 악화돼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급히 이송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bs@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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