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법무부 "英대사, '외교상 기피인물' 추방해야"

입력 2020.01.15 13:59수정 2020.01.15 14:16
英대사 입간판 만들어 태우기도
이란 법무부 "英대사, '외교상 기피인물' 추방해야"
[테헤란=AP/뉴시스]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대학 앞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롭 매케어(53) 이란 주재 영국 대사의 입간판을 태우고 있다. 이란에서는 여객기 격추 사건의 추모 집회에 참석한 뒤 체포된 매케어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2020.1.15.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이란 주재 영국 대사를 향한 이란 당국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법무부는 여객기 격추 사건 추모 집회에 참석한 뒤 체포됐던 롭 매케어(53) 영국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법무부 대변인은 "국제법상 이런 사람은 외교상 기피인물에 해당한다. (이란) 국민은 그의 추방을 원한다. 국제법으로도 이게 옳다"고 했다.

대변인은 "매케어 대사를 산산조각 낼 수도 있다"면서 "추방은 그가 받게 될 가장 좋은 처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정부 시위대는 이날 매케어 대사의 입간판을 만들어 영국 국기와 함께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테헤란 대학 앞에서 시위를 열고 "(매케어 대사는) 불법을 저지르고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매케어 대사가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부추긴 죄가 있다는 것이다.

매케어 대사는 지난 11일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철야 집회에 참석한 뒤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 3시간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이란 당국이 쉽게 매케어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란은 지난해 영국과 호주 이중국적자인 여성을 체포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작년 7월에는 이란 유조선이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에 억류되자 보름 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며 갈등을 촉발시켰다.

가디언은 이란이 영국의 관계는 이미 경색된 됐다며 이란 정부가 이 국면을 악화시키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