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남대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장경례(93·남구 진월동) 할머니가 지난 10일 대학본부를 찾아 정병석 총장에게 "훌륭한 학생들을 키우는데 써 달라"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장 할머니는 "내 나이 마흔 여섯에 혼자된 이후 지금까지 평생을 '엄마'라는 중책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회고한 뒤 "내 생애 마지막 숙제가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었는데, 오늘 그 한을 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부동산을 팔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귀하게 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 할머니는 또 "홀로 자녀를 키우며 문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장학금 명칭은 문중과 남편의 이름을 따 '평강채씨 채규빈 장학금'으로 붙여 주셨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이어 "장학생들도 이런 뜻에 따라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꾼으로 성장해 줬으면 하는 게 작은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할머니의 큰 결단과 아름다운 소원에 장학금 전달식장은 숙연해졌다.
정병석 총장은 "여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장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고개숙여 감사를 표했다. 이어 "고인의 존함과 문중의 이름이 더욱 빛나도록 훌륭한 인재 양성에 대학 관계자 모두 힘을 모아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 여사는 지난 2016년 90세에 영어공부에 나선 것이 화제가 돼 국내 한 지상파TV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소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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