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입력 2020.01.12 06:01수정 2020.01.12 13:20
흡연자 절반은 매년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출처=뉴시스/NEWSIS)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흡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시도(혹은 생각만이라도)했을 법한 금연. '새해 다짐' 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 또한 금연이다. 새해가 시작되고 3주차에 접어드는 지금, 그 다짐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월별, 분기별, 연도별로 담배 판매량을 집계하는 기획재정부 통계 자료를 보면 재미난 점이 발견된다. 매년 1분기에는 한결같이 담배 판매량이 줄었다가 2분기, 3분기로 갈수록 점점 늘어나는 현상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2019년도 3분기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1분기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총 판매량은 7억8270만 갑이다. 하지만 2분기가 되면 8억9030만 갑으로 늘고, 3분기에는 9억2950만 갑까지 불어난다.

월별로 보자. 작년 1월에는 2억9200만 갑으로 시작했다가 2월 2억3550만 갑까지 줄어든다. 여기까지는 금연 다짐이 어느 정도 성실하게 이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3월(2억5520만갑)에는 다시 상승 반전하고 4월이 되면 이내 3억50만 갑으로 '3억'선을 돌파한다. 금연하겠다는 새해 다짐이 채 석 달을 가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출처=뉴시스/NEWSIS)

이같은 흐름이 작년에만 국한된 것인지,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추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 이전 판매량을 살펴봤다. 대대적인 담배값 인상이 이뤄진 2015년부터 2018년까지다.

2015년의 경우 1월 1억7020만 갑으로 시작했다가 2월 1억7930만 갑으로 늘어난 뒤 3월 2억4260만 갑, 4월 2억9090만 갑으로 점차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분기별로 치면 1분기 5억9220만 갑이던 판매량이 2분기 8억6730만 갑으로 껑충 뛴 뒤 3분기에도 9억8030만 갑으로 늘어났다. 4분기에는 소폭 줄어들어 8억8700만 갑을 기록했다.

2016년 역시 1월 2억6750만 갑으로 시작했다가 2월 2억7620만 갑, 3월 3억170만 갑, 4월 3억540만 갑, 5월 3억1090만 갑 등으로 점차 늘어났다. 분기별로는 1분기 8억4540만 갑, 2분기 9억3360만 갑, 3분기 9억8570만 갑으로 점차 늘었고 4분기에는 다시 8억9880만 갑으로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1월 2억8020만 갑으로 출발했다가 2월엔 2억3760만 갑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3월 2억8190만 갑으로 늘어난 뒤 4월(3억540만 갑) 이후로 3분기 말까지 3억6300만 갑까지 치솟았다.

2018년에도 마찬가지로 1분기(7억8390만 갑)에서 2분기(8억9980만 갑), 3분기(9억2810만 갑)로 갈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1월(2억5480만 갑), 2월(2억6120만 갑), 3월(2억6800만 갑), 4월(3억50만 갑), 5월(3억230만 갑), 6월(2억9700만 갑), 7월(3억2490만 갑), 8월(3억640만 갑)까지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초에 금연 다짐을 잘 지키다가 시간이 지나면 '도로 아미타불'이 되곤 하는 흔한 시나리오가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출처=뉴시스/NEWSIS)

그렇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금연을 꿈꿀까.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년 흡연자의 절반 가량인 47.3%가 담배를 끊으려고 시도한다고 한다. 2016년 조사에서는 50.4%가 금연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이 어려운 이유로는 '직장, 가정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꼽은 응답이 52.6%로 1위를 차지했다. '기존에 피우던 습관 때문'이 33.7%로 금연 실패 이유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금단 증세가 심해서'(8.3%)였고 4위는 '다른 사람이 피우면 피우고 싶어서'(5.2%)였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36만8000명이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해 다니기도 했다. 이들 중에서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한 이들은 12만6000명. 전체 등록자의 38.14%다.


금연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적어도 얼마를 버텨야 할까. 학계에선 통상 6개월 이상 금연을 유지하면 성공했다고 본다. 이성규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장은 "금연을 시작한 이후 약 한 달 정도가 가장 고통스러운 기간으로, 이를 잘 이겨내면 6개월까지 금연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다"며 "혼자서 금연을 하기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치료를 통해 금단현상으로 오는 스트레스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란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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