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 운행하다 정신 잃은 운전자, 다들 지나쳤는데..

입력 2019.12.01 10:39수정 2019.12.01 13:49
30대 인명을 구조한 시민의 선행, 주인공은 누구?
고가도로 운행하다 정신 잃은 운전자, 다들 지나쳤는데..
[양산=뉴시스]안지율 기자 = 지난 11월25일 노후 교통사고로 위험에 처한 30대 운전자를 구조한 이종범(왼쪽) 전 양산시 약사회장, 사고 차량과 운전자. (사진=양산뉴스파크 제공) 2019.12.01. photo@newsis.com
[양산=뉴시스] 안지율 기자 = 경남 양산에서 차량 교통사고로 위험에 처한 30대의 인명을 구조한 시민의 선행이 알려져 지역사회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양산시 북정동에서 '이종범 약국'을 운영하는 이종범(56) 전 양산시 약사회장이다.

1일 주민 등에 따르면 이종범 전 회장은 지난 달 25일 낮 12시 20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에서 양산 동면 호포 고가도로 차량정체 구간을 지나다가 교통사고로 차량이 크게 파손된 것을 목격했다.

당시 사고 차량은 앞부분과 옆면, 뒤범퍼까지 심하게 파손돼 있었으며 엔진 부위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함께 연료까지 새고 있었다.

이 회장은 사고의 심각성을 느낀 즉시 자신의 차를 정차시킨 뒤 사고 차량으로 달려가 운전자를 확인, 의식을 잃은 채 에어백과 핸들에 기대어 있는 운전자를 발견하고 긴급히 구조했다.

그리고 119구급대와 112상황실에 운전자와 차량 등의 심각성을 설명하면서 구조를 요청했고, 의식이 희미한 운전자의 저체온증을 우려해 자신의 차에 있던 담요로 몸을 감싸게 한 뒤 2차사고에 대비한 교통통제까지 했다.

이날 이 전 회장의 빠른 초동조치 덕분에 운전자는 물론 2차사고 없이 교통사고 현장이 정리됐다.

이 전 회장은 119구급차와 경찰이 출동한 뒤 사고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이다"며 "당시 사고 차량에서 연료가 새면서 연기까지 발생하는 것을 보고 순간적으로 멈칫했지만 운전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앞서 나갔다"며 "병원으로 이송된 운전자가 생명 지장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사고의 운전자는 고가도로를 운행하다가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차량을 고가도로 난간벽에 잇따라 부딛힌 뒤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자칫 차량 연료 누출로 폭발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고현장을 목격한 수많은 차량이 통행하면서 멈출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냥 지나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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