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인기 폭발중인 뜻밖의 한국 음식들

입력 2019.11.09 07:12수정 2019.11.09 10:37
떡볶이·김밥·라면·짜장면·삼겹살·김치 특히 빨간맛!
베트남에서 인기 폭발중인 뜻밖의 한국 음식들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한국의 '빨간맛'이 베트남에서 인기다.

10일 코트라(KOTRA) 호치민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K팝, 박항서 감독의 인기 등으로 한류 열풍이 강해지면서 떡볶이·김밥·라면·짜장면·삼겹살·김치 등 한국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한국의 매운 음식들이 베트남 소비자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한국의 매운맛을 베트남에 가장 먼저 알린 것은 2016년 베트남 호치민에서 영업을 시작한 현지 요식업 브랜드 '사신(sasin)'이다. 이 브랜드는 현재 호찌민시를 비롯한 하노이, 다낭, 훼, 냐짱, 붕따우 등 다양한 지역에 46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가게 이름인 사신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캐롤라이나 리퍼'의 '리퍼' 부분을 한글로 표현한 것임. 대표 메뉴는 매운맛의 단계를 선택할 수 있는 한국식 라면 'Mi Cay'다. 'Mi Cay'는 베트남어로 '매운 라면'이라는 뜻이다. 사신은 한국식 라면을 사용해 한국식 라면 조리 방식을 따르고 있다. 맛 자체는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라면의 매운맛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매운맛·단맛·신맛이 섞인 복합적인 맛이다.

한국식 매운 라면 전문점답게 김치를 사용한 라면 종류가 많으며 가장 순한 맛은 0단계, 가장 매운맛은 7단계다. 라면 외에도 김밥, 타코야키 등의 사이드 메뉴도 판매되고 있다.

코트라는 "사신의 메뉴는 한국의 매운 라면과는 차이가 있으나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조화롭게 잘 변형된 사례"라며 "사신의 한국 라면 붐은 베트남 내에서 '한국 라면' 자체가 새롭게 주목 받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가 한국식 매운맛 인기를 이끌었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는 현재 76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삼양식품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누적 판매량은 18억개에 이른다. 불닭 시리즈는 속이 쓰리도록 매운맛으로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SNS)에서 '파이어 누들 챌린지'가 확산되며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베트남 내에서는 기본 불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커리불닭볶음면, 아이스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불닭 시리즈가 판매되고 있다. 불닭 시리즈 소스 또한 베트남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치즈불닭은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 '치킨', '매운맛' 및 '치즈'의 조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트남에서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닭고기, 야채, 치즈 등을 사용하고, 고추장·떡 등 베트남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한국 재료를 사용한 것이 인기의 요인이라는 평가다.

올해는 한국에 19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떡볶이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두끼'가 베트남에 확산되고 있다.

두끼는 2018년 11월에 호찌민시 떤빈군 롯데마트에 1호점을, 2개월 뒤에 호찌민시 빈탄군에 첫 번째 직영점을 오픈했으며, 지난 8월 기준 베트남 내 30호점 오픈 계약을 체결하며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코트라는 두끼의 성공요인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꼽았다.

한인타운이 위치한 곳이 아닌 베트남 현지인들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했고, 베트남 사람들의 평균 외식 비용인 1인 기준 5000~10000원에 맞춰 7500원(13만9000동) 정도로 가격을 책정했다.


두끼는 다양한 종류의 떡, 어묵, 면, 소시지, 야채 등을 100% 한국산 재료를 사용하고, 매콤한 떡볶이만이 아닌 크림, 짜장, 로제 등 다양한 맛을 준비해 폭넓은 연령층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뷔페형식은 물론 음료 무제한이라는 두끼의 컨셉 역시 현지인들 사이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코트라는 "최근 베트남 외식 시장을 노리고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외식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인들의 소비패턴, 식습관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베트남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p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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