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안들으면 0점" 무용과 교수의 갑질

입력 2019.06.19 13:09수정 2019.06.19 14:10
학생 2명 실제로 '0점'.. 제자 장학금 가로채기도
"내 말 안들으면 0점" 무용과 교수의 갑질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 제자들의 장학금으로 개인 무용단 의상을 제작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무용단에 강제로 출연시키는 등 각종 '갑질'을 일삼은 대학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은 사기와 강요 혐의로 전북 모 대학 무용과 교수 A(58·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A교수는 2016년 10월과 지난해 4월 학생들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장학금을 신청하라"고 지시한 뒤 장학금 2000만원을 자신의 의상실 계좌로 되돌려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2017년 6월과 10월, 무용학과 학생 19명을 자신의 개인 무용단이 발표하는 공연에 강제로 출연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 이 같은 출연 강요가 문제가 되자 학생들에게 "자발적인 출연이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교육부의 고발로 지난해 7월부터 A교수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지난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피해 학생들은 "A교수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투명인간 취급했고 반기를 든 학생에게 0점을 주겠다고 말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평소 A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0점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사 기관에 관련 진술을 하고 무용단에 가입하지 않은 학생 2명은 실기시험에서 0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교수는 2015년에도 공연 티켓 강매 등 학생들에게 각종 갑질을 일삼아 해임됐으나 행정소송에서 승소해 2016년 7월에 복직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전임교수라는 절대적 지위에서 제자들을 의무적으로 무용단에 가입시키고, 공연에 강제로 출연시켰다"면서 "이들 대부분은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yns465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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