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스

메뉴 펼치기 기사 검색 기사 공유
사회

부산에서 올라온 서울권 대학생이 받은 황당한 요청

"니 강안리 등킨도나쓰에서도 그런 말 할 수 있나?"

2019.04.24 10:23
부산에서 올라온 서울권 대학생이 받은 황당한 요청
서울 소재 모 대학교 학생이 부산 출신 학생에게 “사투리가 듣기 힘드니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일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fnDB

서울의 모 대학교 학생이 부산 출신 학생에게 “사투리가 듣기 힘드니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일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투리 자제해달라니까 죽어도 안 고치겠다는 같은 과 부산애’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글쓴이 A씨는 해당 게시글에 본인과 부산 출신 학생 B씨의 메신저 대화내용도 공개했다.

자신이 서울 소재 모 대학교의 학과 대표라고 밝힌 A씨는 “학기 시작하고 쭉 고민인데 진지하게 들어달라. 가끔 우리 학과 학생들이 너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며 입을 뗐다.

그러면서 “너만 경상도 사람이라 (사투리가) 조금 듣기 힘들 때가 있고 귀가 따가울 때도 있다”며 “고쳐주면 더 좋지만 사투리를 조금만 자제해달라. 단체 생활인데 양보하며 배려하자”고 주장했다.

B씨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왜 사투리를 자제해야 하느냐”며 “여태껏 부산에서 살아와서 사투리 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A씨는 “친구들이 불편해하니 고쳐줬으면 한다. 못 알아듣겠다”며 “어차피 나중에 취직하면 사투리도 고쳐야하는데 지금부터 노력해달라. 메신저로 대화하는 대로만 하면 서울말 정말 잘 쓴다”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제가 외국어를 사용하느냐. 평생 사투리를 써서 고쳐지지도 않고 노력할 생각도 없다”면서 “다들 ‘밥 사줄까?’하면 좋다고 알아듣는다. 또 부산 사람들이 키보드로 사투리 쓰시는 줄 아시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대화 이후 B씨는 본인의 SNS에 '나 차별받는건가'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직장 다니면서 상사가 사투리를 사용해도 자제하라고 할 거냐”, "서울 샌님 지역이기주의가 도가 지나쳤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게시글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자 A씨는 다음날인 22일 ‘부산 사투리 좀 자제해달라고 부탁한 글 쓴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해명 글을 게시했다.

A씨는 “그 친구는 부산에서 평생 산 것 같은데 정말 시끄럽고 못 알아듣겠다”며 “사투리가 너무 게걸스럽고 귀가 따갑다고 느낀 친구들이 많아 대표해서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투리를 비하할 의도는 없지만 한국의 표준어는 서울말”이라며 “사투리는 한 지방에서만 쓰는 소수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취업을 한다면 서울에서 할 텐데 적어도 서울말은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최대한 상냥하고 따뜻하게 말했다. 밑지방분들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본인에게 직접 사과했다며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다른 친구들도 너에게 배려와 존중을 해줄 테니 너도 우리를 위해 배려해달라”며 “사투리를 고치라는 말은 아니지만 조금 낮춰서 약하고 둥글게 자제해달라”고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다시 한 번 분통을 터뜨렸다. 네티즌들은 "이게 도대체 어딜 봐서 사과냐", "표준어는 아나운서들이 사용하는 말이고 당신이 하는 것은 서울 사투리"라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현재 게시글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사투리 #차별 #자제

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