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오누이

입력 2019.02.06 08:30수정 2019.04.01 09:57
실종 자료 토대로 7개월간 작업.. 첫 가족사진도 촬영
63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오누이
[사진=이건수 교수 제공]

[편집자주] 일주일의 '중간날', 일상에 지치기 시작하는 수요일. 희망찬 사연과 함께 잠시 따뜻함을 느끼시길...

7살 때 헤어진 오누이가 70살이 돼 감격의 재회를 했습니다.

황대식씨는 7살 때 하교길에 기차에 올라가 놀다 기차가 출발해 버리는 바람에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났고, 어른이 된 대식씨는 백방으로 가족을 찾으려 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기억이 희미했지만 대식씨는 가족들의 사랑을 잊지못했습니다. 집안의 독자였던 대식씨를 아버지, 어머니는 끔찍하게 아끼셨습니다.

대식씨는 부모, 누나들이 모두 돌아가셨다고 여겼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던 대식씨는 실종아동 찾기 전문가 이건수 교수를 만나게됐습니다. 이 교수는 이름과 충청도, 누나가 두 명이라는 것을 근거로 전국의 실종 자료를 찾았습니다.

7개월간의 작업 끝에 누나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추정인은 "우리 동생은 옛날에 죽었다"며 사기 전화로 오해했습니다.

이 교수는 과거 기억, 상황 등을 설명하며 추정인을 설득했고, 유전자 검사까지 진행하게 됐습니다. 검사 결과는 친 가족. 대식씨는 검사결과지를 들고 가족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반백년이 넘어 다시 만난 오누이들. 헤어진 시간은 길었지만 단번에 가족임을 확인했습니다.

여동생은 "어머니가 밥을 항상 이불 속에 묻어놓고, 부뚜막에 놓고 '오빠가 언제 올지 모른다'고 말하셨어요”라며 오열했습니다.

만남의 흥분이 가라앉자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오누이는 다시 힘껏 끌어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누이는 다시 놓칠세라 꽉 붙잡고 놓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나 둘. 찰칵" 63년만에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63년은 국내 실종가족의 만남 중 가장 길게 헤어졌던 기간입니다.

#따뜻한수요일 #가족 #희망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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