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도 책임 묻겠다" 햄버거병 피해자 가족, 참지 못하고..

입력 2019.04.03 16:06수정 2019.04.03 16:27
피해 아동 매일 10시간 이상 복막투석치료 받는 상태
"정부에도 책임 묻겠다" 햄버거병 피해자 가족, 참지 못하고..
정치하는 엄마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햄버거병과 관련해 한국맥도날드에 대한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피해자 구제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해야"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일명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의 피해자 가족들이 국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라도 정부가 진상규명에 나서 음지에 있는 피해자를 구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피해아동 A양은 2016년 9월 해피밀 세트를 먹은 뒤 출혈성 장염에 이어 HUS 진단을 받았다. A양은 입원 2개월 만에 퇴원했지만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고 신장이 90% 이상 손상돼 매일 10시간 이상 복막투석치료를 받고 있다.

A양의 어머니 최은주씨는 "사고 후 제대로 된 조치나 역학조사를 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로 인해 맥도날드가 모든 가해사실을 부정할 수 있게 구실을 만들어 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에 합당한 징계와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한민국 정부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식품의료범죄전담부(부장검사 박종근)는 지난해 2월 "피해자들의 발병이 한국맥도날드의 햄버거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한국맥도날드에 대해 불기소 처분하고, 한국맥도날드의 패티 납품업체와 임직원 3명만 불구속 기소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축산물 위생담당 공무원은 부적합 확정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피검사기관에 결과를 통보하고 행정처분을 면제받는 팁을 알려줬다"며 "피해자는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됐을 우려가 있는 패티가 전국 400여개 맥도날드 매장에 납품된 사실을 알 수 없어 해피밀 세트를 섭취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질본과 식약처는 최씨의 신고를 수차례 접수하고도 '권한이 없다'며 이를 묵살했다"며 "신고 직후 현장점검을 제대로 했다면 섭취한 패티와 생산일자·유통기한이 동일한 재고가 남은 상태에서 균 검사가 가능했을 것이고, 한국맥도날드가 불기소처분을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