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간 불화'로 경비원 취직까지.. 1년간의 무서운 범행

입력 2019.04.03 15:10수정 2019.04.03 17:03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하는 잔인한 범행 저질러
'이웃간 불화'로 경비원 취직까지.. 1년간의 무서운 범행
© News1 DB
이사 갔다가 해당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취직, 1년간 감시

(안산=뉴스1) 이상휼 기자 = 아파트 옆집에 사는 이웃이 현관문 앞 복도에 잠시 쓰레기를 놓아두었다는 이유로 말다툼한 뒤 1년 넘게 앙심을 품어오다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한 6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부장판사 송중호)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64·아파트경비원)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2018년 10월29일 오후 2시16분께 경기도 광명시의 한 아파트단지 공원 산책로에서 이웃주민 A씨(당시 68·여)의 뒤를 쫓아가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1년4개월 전 가벼운 말다툼으로 인해 김씨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앙심을 품어왔다. 2017년 봄 무렵 김씨는 당시 옆집에 살던 A씨가 복도에 쓰레기를 잠시 놓아뒀다는 이유로 말다툼하고 A씨 집의 현관문을 발로 걷어차는 등 불편한 관계였다.

이후 같은해 7월 김씨는 인천으로 이사 갔지만 이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취업했다. 그 이유는 A씨 가족을 근거리에서 지켜보고 감시하기 위해서였다. 경비원 김씨는 A씨의 집 문을 두드리거나, A씨의 어린 손녀가 지나가면 쳐다보기도 했고, 그 손녀의 등굣길을 뒤따라가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의 딸 B씨가 2018년 10월5일께 112에 신고하고 김씨에게 "우리 애 왜 쫓아다녀요? 저희 집 앞에 왜 2시간 동안 서 있어요?"하고 항의하자 더욱 앙심을 품은 끝에 A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하는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법정에서 자신이 2016년 4월부터 환청, 망상, 판단력 저하 증상으로 심신이 미약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가족에 대한 증오의 마음을 품은 뒤 무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직하는 방법 등으로 보복을 준비한 점, 피해자를 미리 정해서 준비하고 살해한 점, 살해 동기나 범행 가능성을 전혀 짐작할 수 없었던 점,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피해자를 매우 잔혹하게 살해한 점, 유족들이 겪었을 충격과 상실감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유족들은 이 사건 충격으로 트라우마가 평생토록 괴롭힐 것임에도, 피고인은 유족에게 피해변상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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